원조18번완당, 부산에선 완당만 보고 가면 발국수가 더 오래 남는 집
부산에서 한 끼를 고를 때 바다 쪽이 먼저 떠오르는 날도 있지만, 막상 오래 남는 건 이런 생활권 점심집일 때가 더 많아요. 남포동이나 부평동 쪽으로 걷다가도 갑자기 뜨끈하고 가벼운 밀가루 한 끼가 당길 때가 있잖아요. 원조18번완당은 바로 그 순간 생각나는 집이에요. 이름은 완당집인데, 막상 앉아 보면 완당만 보고 가면 발국수가 더 오래 남는 집이라는 말이 더 잘 맞아요.
이 집이 괜히 오래 살아남은 게 아니라는 건 메뉴판보다 분위기에서 먼저 보여요. 부산식 오래된 분식집처럼 가볍게 흘러가는 게 아니라, 한 그릇을 후루룩 먹고 나와도 이상하게 기억이 남는 느낌이 있거든요. 게다가 어디에나 분점이 늘어난 이름도 아니라서, 부산 서구 골목 안에서 이 집 자체를 보러 가는 이유가 분명한 편이에요.

부산에서 이 집이 먼저 떠오르는 건, 바다보다 생활권 점심 쪽으로 마음이 기울 때예요
원조18번완당은 관광객이 몰린 골목 한가운데서 사진 찍고 들어가는 식당보다, 부산 원도심 쪽 걸음이 조금 느려질 때 더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집이에요. 그래서 오히려 좋아요. 일부러 멋을 낸 노포라기보다 동네 사람들이 오래 써 온 점심집 같은 표정이 먼저 보이거든요. 부산에서 꼭 회나 국밥으로만 방향을 잡고 싶지 않은 날엔 이런 집이 훨씬 편할 때가 있어요.
게다가 이 집은 어디에나 같은 이름으로 늘어난 체인도 아니에요. 분점 없이 이어 온 원조집이라는 점이 또렷해서, 원조18번완당은 메뉴 하나만 먹고 끝나는 집보다 부산에 이런 밀가루 한 끼 문화가 어떻게 남았는지 같이 보게 되는 집에 더 가까워요.

완당이라는 이름 뒤에 쌓인 시간이 있어야 이 집이 조금 더 정확하게 보여요
완당은 만두피와 소를 작게 빚어 맑은 국물에 끓여내는 부산식 한 끼로 자리 잡았다고들 하잖아요. 이 집은 그 이야기를 그냥 설명으로만 남기지 않아요. 1947. 년 포장마차에서 시작해 1956. 년에 정식으로 자리를 잡았고, 지금도 세대를 이어 영업 중이라는 축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원조18번완당은 새롭고 세련된 한 그릇보다 부산에서 오래 굴러온 방식의 한 그릇이 더 잘 어울립니다.
이런 집은 괜히 과장해서 쓰면 바로 힘이 빠져요. 그런데 여긴 굳이 거창한 말을 안 묶어도 돼요. 손으로 빚는 과정이 보이고, 작은 완당이 국물 안에서 바로 주인공이 되는 메뉴 구조가 있으니까요. 화려한 상차림을 기대하면 조금 얌전하게 느껴질 수 있어도, 맑은 국물과 얇은 피가 중심인 집을 찾는 날엔 오히려 그 단정함이 장점이에요.

첫 주문은 완당만 하나로 끝내기보다 발국수까지 같이 보는 편이 더 좋아요
이 집 이름 때문에 처음엔 완당부터 떠올리게 되는데, 막상 한 번 다녀오면 발국수가 더 오래 이어지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요. 차갑게 먹는 메밀면 쪽이지만 냉면처럼 세게 밀어붙이진 않고, 오히려 부산식 오래된 면집의 가벼운 여름 카드처럼 남아요. 그래서 둘이 가면 따끈한 완당 하나, 차갑게 넘기는 발국수 하나 이렇게 나눠 보는 방식이 생각보다 자연스러워요.
좋은 건 두 메뉴가 서로 싸우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완당은 맑고 부드럽게 들어오고, 발국수는 식사의 끝을 조금 더 또렷하게 남겨 줘요. 반대로 진한 육수나 자극적인 양념 면을 기대하면 심심하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 집 장점은 바로 그쪽이 아니에요. 배를 무겁게 누르지 않으면서도 한 끼로는 또렷한 조합이라는 쪽이 더 잘 맞습니다.

안쪽은 생각보다 넓고, 한 끼를 후딱 비우기보다 잠깐 앉아 정리하고 나오게 돼요
안쪽은 1층 홀과 마루식 자리, 2층까지 손님 자리가 이어지는 구조라서 겉에서 생각한 것보다 넓은 편이에요. 어떤 자리에서는 완당을 만드는 장면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재미있고요. 그래서 이 집은 혼자 들어가도 괜찮고, 부모님이나 가족이랑 같이 가도 크게 어색하지 않은 쪽이에요. 부산 원도심 점심집 중엔 이런 실용적인 넓이가 생각보다 고맙게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다만 감성 카페처럼 오래 사진 찍고 머무는 장소를 찾는다면 느낌이 달라요. 여긴 어디까지나 밥집이고, 좌석도 식사 쪽에 맞춰져 있어요. 그 대신 한 끼 결정이 빨라지고, 먹고 나서 다시 보수동이나 남포동 쪽으로 움직이기 편하죠. 결국 원조18번완당은 부산 일정 중간에 리셋하듯 붙이는 점심집으로 기억하는 편이 가장 정확해요.

부산에서 어떤 한 끼와 나눠 고를지 생각하면 이 집이 더 선명해져요
날이 더워서 차갑게 넘기는 면 쪽으로 마음이 기울면 가야할매밀면이 더 잘 맞을 수 있어요. 반대로 밥집보다 본점 구경과 사 가는 재미를 함께 보고 싶다면 삼진어묵 영도본점 쪽이 더 자연스럽고요. 그런데 부산 서구 골목 안에서 완당과 발국수로 조용히 한 끼를 붙이고 싶은 날이라면 원조18번완당이 훨씬 또렷합니다.
결국 이 집은 부산에서 크게 자랑하는 식당보다, 한 번 들어가 보면 왜 아직도 사람들이 계속 찾는지 알게 되는 집이에요. 완당만 먹고 나오면 조금 아쉬울 수 있고, 발국수까지 같이 봐야 이 집의 폭이 더 잘 보여요. 그래서 부산에서 해산물도 국밥도 아닌, 맑고 얇고 가벼운데 이상하게 오래 남는 한 끼를 찾는다면 원조18번완당은 생각보다 좋은 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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