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퍼스 여행코스, 화려하진 않은데 이상하게 오래 좋아지는 도시
퍼스는 화려하게 몰아치는 도시가 아니에요. 처음 사진으로 보면 좀 잔잔해 보이거든요. 솔직히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일정에 넣고 움직여 보면, 이 도시는 “심심하다”가 아니라 “숨이 쉬어진다” 쪽에 더 가까웠어요. 강이 있고, 공원이 있고, 바다가 멀지 않고, 프리맨틀 같은 동네는 또 결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퍼스는 큰 랜드마크 하나보다 하루가 천천히 풀리는 느낌이 더 오래 남는 도시였습니다.
💌 퍼스 여행을 처음 짤 때 많이 하는 실수는 시티, 킹스파크, 코츠슬로 비치, 프리맨틀, 로트네스트까지 전부 짧은 일정에 다 우겨넣는 거예요. 지도상으로는 가능해 보여도, 실제로는 이동도 들어가고 햇빛도 꽤 세고, 각 장소가 생각보다 오래 붙잡습니다. 이 글은 퍼스 체크리스트보다 퍼스다운 템포 쪽에 맞춰 적어보겠습니다.

퍼스는 시티보다 킹스파크에서 먼저 감이 오더라고요
보통 처음 도착하면 엘리자베스 키나 시티 중심가부터 보게 되는데, 저는 오히려 킹스파크에서 먼저 감이 왔습니다. 도시가 엄청 빽빽한 편은 아니고, 강을 따라 시야가 넓게 열리는데 그게 좀 특이했어요. “아, 여긴 바쁘게 보는 도시가 아니구나” 싶은 느낌이 여기서 옵니다. 이건 개인 취향일 수도 있는데, 퍼스는 중심가를 걷기 전에 위에서 한 번 내려다보는 쪽이 훨씬 잘 맞았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햇빛이 셉니다. 사진으로 보면 그냥 맑은 도시 같은데, 한낮에 공원이나 강변을 오래 걷다 보면 피로가 꽤 올라와요. 그래서 킹스파크는 오전이나 늦은 오후 쪽이 더 좋았습니다. 너무 정오에 맞춰 가면 풍경은 좋은데, 솔직히 오래 못 버팁니다.

엘리자베스 키는 꼭 봐야 한다기보다, 괜히 한 번 더 걷게 되는 쪽이었어요
엘리자베스 키는 사진으로 볼 땐 엄청 대단한 곳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근데 막상 가보면 강가 바람이 들어오고, 다리랑 산책길이 이어져 있어서 괜히 한 바퀴 더 돌게 돼요.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데, 퍼스의 중심가가 가진 여유가 제일 잘 보이는 구간 같았습니다. 급하게 체크하고 나올 곳은 아니고, 중간에 커피 한 잔 들고 천천히 걷는 쪽이 더 잘 어울렸어요.
시티 중심 숙소를 잡으면 이 구간 접근성이 좋아서 첫날이나 마지막 날 넣기 편합니다. 퍼스는 숙소 위치도 꽤 중요했는데, 첫 여행이면 CBD나 엘리자베스 키 접근 좋은 쪽이 제일 무난합니다. 프리맨틀에 숙소를 잡는 것도 감성은 좋지만, 초행이면 시티 쪽이 동선이 훨씬 단순합니다. 이건 꽤 분명했어요.

코츠슬로 비치는 그냥 해변 하나가 아니라, 퍼스 분위기를 바꾸는 구간이었습니다
퍼스 시내만 보면 꽤 단정하고 차분한 도시인데, 코츠슬로 비치까지 가면 결이 확 달라집니다. 갑자기 도시 여행이 아니라 휴양 쪽으로 기울어요. 바다 색도 좋고, 해 질 무렵 분위기가 특히 좋습니다. 솔직히 낮보다 저녁이 훨씬 인상적이었어요. 햇빛이 내려앉을 때 바다랑 하늘 색이 같이 바뀌는데, 그때는 좀 멍하게 보게 됩니다.
다만 여기도 한낮은 꽤 셉니다. 생각보다 그늘이 중요하고, 바람이 있어도 햇빛은 여전히 강합니다. 그래서 코츠슬로는 오후 늦게 넣는 편이 훨씬 낫고, 시티 일정이랑 한날에 묶어도 무리가 덜합니다. 퍼스는 이런 식으로 낮에는 시티나 공원, 늦은 오후엔 바다로 빼는 흐름이 제일 잘 맞았습니다.

프리맨틀은 따로 하루를 빼는 게 맞는 느낌이었어요
프리맨틀은 퍼스의 부속 코스처럼 넣기 쉬운데, 막상 가보면 완전히 다른 도시 같다는 느낌이 먼저 듭니다. 항구 도시라서 그런지 공기가 더 느슨하고, 오래된 건물이나 마켓, 펍 분위기도 시티랑 꽤 달라요. 그냥 반나절만 보고 나올 수도 있긴 한데, 그러면 좀 아쉽습니다. 저는 여기야말로 하루를 천천히 써야 한다고 느꼈어요.
후기들을 봐도 프리맨틀은 마켓, 프리즌, 카페, 바닷가 쪽을 같이 묶는 흐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정말 그게 맞아 보였어요. 한 군데만 보고 돌아오기엔 동네 전체 분위기가 아까운 곳입니다. 퍼스가 차분한 도시라면, 프리맨틀은 그 차분함에 빈티지한 항구 감성이 섞인 느낌이었습니다. 이건 좀 뻔한 표현일 수 있는데, 실제로 가보면 그 말이 제일 비슷합니다.
퍼스는 무조건 많이 보기보다, 조금 비워둘 때 더 좋았습니다
로트네스트까지 넣으면 일정은 더 풍성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퍼스 자체를 처음 보는 여행이라면, 시티·킹스파크·코츠슬로·프리맨틀 정도만 해도 이미 꽤 만족도가 높아요. 오히려 다 넣으려 하면 이동 시간이 길어지고, 각 장소가 가진 느슨한 매력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퍼스는 솔직히 욕심을 덜 낼수록 더 좋아지는 도시였습니다.
호주 여행에서 시드니나 멜버른 같은 강한 도시와는 결이 다릅니다. 퍼스는 더 조용하고, 좀 더 햇빛 쪽이고, 하루를 끝내는 기분이 좋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퍼스 가볼 만해?”라고 물으면, 저는 엄청 화려하다고는 안 할 것 같아요. 대신 오래 남는다고는 말할 겁니다. 생각보다 더 좋았어요. 그런 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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